091108

1.
일을 관두면 생각만 해오던 일들을 어떻게든 하고 싶어 안달이 나지만,
결국 군자금 조달을 위해 취업을 하게 되고,
취업을 하고 나면 체력과 시간이 부족해 퇴근 후, 주말이면 쓰러져 자기 일쑤다.
더구나 직장이란 곳들은 하나같이 나의 의욕을 꺾기 마련.
직장 생활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내 생산성이란 건 점차 사라져 간다.
남 밑에서 일 못 할 팔자란 게 이런거다. 젠장.
아마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그래도 하소연 할 데 하나 없다는 건 참 불쌍한 노릇일지도.
Good to Great의 버스이론이 의미 심장하게 다가오는 또 한 번의 하루.
내가 능력이 있고 돈이 있고 덕망이 있으면 누군들 따라 주지 않았겠니. 다 나의 업보이니라. 라고 읊조리며 위안아닌 위안을 하지만, 암중모사에는 항상 슬럼프에 빠졌을 때는 당겨주고 가속도 붙기 시작할 때는 밀어줄 동료들이 절실히 필요한 법이다.
Co-Working 이란게 왜 생겨 났겠냐구.
나이 서른 전에 이 팀, 입주 시킬 수 있을까?
어쨋든 따라와만 준다면 그거 하나로 달릴 수 있는 건데.
현실에선 움츠린 청춘들에게 그 하나가 참 무게가 크다.

2.
사람과 사람에겐 적정 거리라는게 있긴 한데...
미리 예단하고 선 긋는 것도 미련한 짓이다.
어쨋든 그걸 넘으려고 노력하지 않는 한은 그 선이 무너질 수도 없는 거 아니겠나.
무작정 그걸 넘고 한 차원 더 발전한 너와나가 되겠다고 남의 영역에 흙발로 들어가는 짓은 당연히 미련하고 예의 없는 짓이지만 말이다. 적정선에서의 오픈 마인드가 없는 한 결국 관계의 발전이란 없지 않겠냐 말이다.
처음부터 맘에 들었다고 끝까지 갈 관계란 없고, 처음부터 예감 안 좋았다고 끝까지 안 좋을 수도 없는 법.
아무튼 갈수록 느끼는 건,
인간관계는 사람들이 나를 싫어한다고 나쁜게 아니고, 나를 좋아한다고 좋은 게 아니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과도 유연하게 지낼 수 있고, 좋아하는 사람과도 틀어질 수 있다.
결국, 수행 문제인 거지. (수행이라.........)
그래도 어렵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싫다는 강성 청춘도 지나갔고,
(뭔 때아닌 All or Nothing 이냔 말이다. 러시안 룰렛도 아니고....)
오해받는게 싫어서 몸부림 칠 질풍노도도 지나갔다.
(나의 반면교사 B, 당신의 사기극에 건배 ㅋㅋㅋ)
누군가를 판단하지 않는 것도 경험이 쌓일 수록 어려운 일이지만,
나쁜 연비 탓인지 그로 인한 오류는 아직 그다지 크게 없는 것 같다.
다만 그 사람을 어떤 상황에서 만나야 하는가... 인데...
그부분이 어려운 것 같다.
내가 아이돌 양산 시스템을 깠다고 해서, 혹은 어떤 특정 아이돌을 깠다고 해서 아이돌에 열 올리는 사람을 싫어한다는 얘긴 아니다. 그냥 단순 진술일 뿐이다. 너는 좋아하고. 나는 싫어한다.
입장을 바꿨을 때 나는 주변 사람이 내 취향의 일부를 그렇게 얘기해도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물론 근거 없는 비난은 나도 싫겠지만 어쨋거나 여기선 그런 기본 이하의 경우는 전부 논외로 하고....
사람의 전체가 다 좋을 수도 없고, 맨 살 부딪혀 가며 모든 걸 공유할 수 있는 사이 따윈 가족간에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쨋든, 오히려 내 말 몇 마디 따위가 남의 인생을 규정 지을 위력이나 권한 따윈 없다고 생각하는게 문제일지도 모른다.
사람이 상처를 입는 과정이란 생각보다 복잡하다.
단순히 진심을 외면당했다고 상처를 입는 건 아니란 거다.
(진심도 받아들일 수 없는 진심이 있게 마련이다.)
단지, 미소 한 번이 상대방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그게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그 역학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다.
왜 내 행동이 아닌 말, 그것도 단순진술에 그렇게 베이는 사람이 많은 건지.

3.
..........이 야밤에 바흐의 만족하나이다 따위 아무리 들어봤자 만족스러울리가 있겠냐.

by kije | 2009/11/08 03:21 | 날적이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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